2020. 5. 27. 19:51ㆍ영화
우선 이 영화에 대해 말하려면 홍상수와 김민희의 불륜 사실을 언급할 수밖에 없겠지만, 이 글에선 오직 영화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고 한다. 그 점을 먼저 참고해주셨으면 한다.
사실 이 영화가 나의 첫번째 홍상수 영화다. 익히 사람들이 홍상수 영화를 표현하는 말과 같이 확실히 나에게도 홍상수의 영화는 신세계에 가까웠다. 다만 정신이 번쩍 들게 하며 뒤통수를 탁 잡게 하는 그런 신세계보단 조금 피로한 신세계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감상평인 것 같다.
말했듯이 이 영화는 나에게 신선함에도 불구하고 피로하게 다가왔는데, 그 이유는 아마도 가끔은 감당 못할 정도로 다가오는 초현실주의 기법 때문 아닐까 싶다.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이 영화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며 영화가 시작한지 3분만에 난 느꼈다. 그리고 예상대로, 술과 사랑과 위선 섞인 대화라는 이 영화의 주제를 나는 온전히 체험하지 못한 풋내기 학생이다. 진득하게 취해본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운명적 사랑을 느껴본 적도 없으며, 영화의 가장 큰 주제인 어른들의 그 위선 담긴 대화 양식은 말 그대로 아직 나에겐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일 뿐이다.
초현실적인 판타지. 나에게 이 작품은 이렇게 다가왔다. 솔직히 이 영화를 이 나이에 극찬하는 것도 허영심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고. 다만 작품의 형식 자체에는 확실히 감탄했다. 만화에서나 보던 타임루프물 같은 느낌이랄까. 아니 오히려 평행세계에 가깝나? 아무튼 감독이 말하려는 바를 확실히 전달할 수 있는 아주 명확한 형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, 그 전달하려고 하는 바가 역시 나는 좀 아직 잘 모르겠다.
그 이유에는 위에서 말했던 어른 세상에 대한 무지가 가장 큰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. 난 1부나 2부나 솔직히 다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. 확실히 다른 뉘앙스를 풍기는 결말임에도 마음속 깊은 곳까지는 여진이 울려퍼지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될까.
홍감독님, 저는 역시 아직 어린가봅니다. 한 2년이나 3년 후에 뵈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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